저장고의 실온은 항상 15℃, 더 저온의 빙실저장고는 -5℃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짜 낸 술은 저장탱크에서 품질을 안정시키기 위해 술의 종류마다 일정 온도로 관리되며, 가을이 될 때까지 천천히 숙성을 시킵니다. 여기가 출하되기 전까지 술이 마지막 기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갓 짜낸 신주에는 아직 앙금이라 불리는 탁한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앙금 제거’와 ‘여과’를 실시한 후에 열처리를 해서 저장합니다. 앙금 제거란 탱크에 넣어서 몇 일간 재워 앙금을 분리시킨 후, 바닥에 침전된 부분을 빼내는 공정입니다. 이렇게 해서 앙금을 제거한 후, 이것을 걸러서 투명한 술로 만들어 가는 것이 여과입니다. 이 2개의 공정을 거쳐 완성된 술에 필요에 따라 열처리를 한 후 다시 저장을 계속합니다.
효모로 알코올 발효시켜 만들어진 술은 ‘생물’입니다. 효모균이나 미생물이 살아 있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발효가 너무 많이 진행되어 맛과 향, 투명도를 해치는 원인이 됩니다. 그 때문에 가열 살균하여 안정된 숙성 환경을 만드는 공정이 ‘열처리’입니다. 이 열처리를 하면 주질을 안정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부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장기 보존이 가능해집니다. 이것은 바로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선인의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일부는 여과나 열처리를 하지 않고 생주 그대로 -5℃에서 빙점 저장하는 타입의 술도 있습니다. 열처리를 하지 않는 생주는 유통과 보존이 어렵고, 상품으로서도 수량이 한정되지만, 신주 특유의 화려한 향과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인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병에 주입되기 전까지 탱크에 저장되고 있는 동안에 알코올 분자와 물 분자가 융합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주가 가지고 있는 신선하고 아직 숙성되지 않은 거친 맛이 안정되어 향이 부드럽고 순한 주질이 되어 갑니다.
열처리의 타이밍은 짠 직후와 병 주입 전 2번 있는데 첫 번째는 숙성을 안정시키기 위해, 두 번째는 상온에서의 유통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열처리를 합니다. 병에 주입한 후에 열처리를 하는 것은 일본술의 향이 날아가지 않고 병 내에 있기 때문에 선도가 높은 일본술이 됩니다. 그 외에도 1번만 열처리를 하는 나마초조슈 등은 신선함과 숙성된 맛을 균형 있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장이나 열처리 공정에 따라 여러 상태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일본술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 일반 술: 2번의 열처리를 한 기본적인 술
- 나마초조슈: 열처리를 하지 않고 나마겐슈로 숙성시켜 제품으로 유통하기 직전에 1번만 열처리를 한 술
- 히야오로시: 갓 짠 술을 열화되지 않도록 한번 열처리를 한 후, 한 여름 동안 재워서 숙성시키고, 2번째 가열 살균을 하지 않고 맛을 이끌어내 그대로 출하하는 술
- 나마겐슈: 전혀 열처리나 물을 섞지 않는 그대로의 상태를 맛볼 수 있는 술
일반적으로 겨울부터 초봄에 담근 술은 다음 가을까지 한 여름 동안 저장고에서 보내면서 천천히 숙성을 합니다. 탱크에 저장하는 경우, 병에 넣어 저장하는 경우 등 다양한 케이스가 있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숙성이 너무 많이 진행되기 때문에 주질에 맞는 적절한 온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저장한 술은 탱크마다 미묘하게 맛이 달라 시음이나 성분 분석을 하면서 알맞은 숙성 타이밍을 판단해 조합해서 이상적인 주질로 완성하기 위해서 물로 희석해 알코올 도수를 조정합니다. 탱크에 들어 있는 술은 짠 상태 그대로의 원주이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18∼20%로 높습니다. 이 도수는 양조주 중에서도 가장 높은 알코올 도수이며 실제로 마시기 쉽다고 여겨지는 도수는 15∼16%정도라고 합니다. 그 때문에 도수를 내리면서 일본술의 향과 맛의 균형을 조정합니다.
이 조정에는 물론이고 양조에 사용하는 ‘물’은 창고 전체에서 만드는 술의 맛을 크게 좌우합니다. 청주 제조에 적합한 물로서 유명한 것은 나다의 미야미즈와 후시미의 후시미즈입니다. 나다의 미야미즈는 경수, 후시미의 후시미즈는 연수입니다. 물에 포함되어 있는 칼륨이나 인 등의 미네랄 성분에는 효모를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한 경수는 ‘단기 모로미(거르기 전의 걸쭉한 술)’가 되며 다소 산이 많은 드라이한 풍미의 술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연수를 사용하면 부드럽게 발효되는 ‘장기 모로미(거르기 전의 걸쭉한 술)’가 되며, 비교적 산이 적은 부드럽고 마시기 쉬운 술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사에서는 주로 연수를 사용하고 있어 감칠 맛과 단 맛이 모두 탁월한 “와카야마다운” 주질이 특징입니다.
일본술은 반드시 장기간 저장한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술의 종류마다 그 맛의 최고의 타이밍을 판단하고,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마실 수 있도록 열처리를 하거나 병에 주입해 출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빚어진 술이 마시는 분 한 분 한 분께 행복을 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