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조에 필요한 것은 쌀과 물, 그리고 누룩입니다. 쌀은 주조 적합미라고 불리는 쌀을 사용하는데, 이 쌀은 단백질과 지방질 성분이 적고, 높은 흡수성과 파정력(누룩 곰팡이 균사의 침투)을 가지며, 증미를 잘 당화시키고, 알이 굵고 심백이 있는 등의 특징이 있어, 그 이름처럼 주조에 아주 적합합니다. 효고현산, 와카야마현산, 또 야마다니시키나 오마치, 데와산산 등 산지와 품종은 각각의 술에 따라 다릅니다.
주조 적합미라고는 하지만 그 바깥 쪽에는 단백질과 지방질 등 잡미가 되는 성분이 많기 때문에 일본 주조 공정은 먼저 주미인 현미를 정미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예를 들면 준마이 58∼65%, 그것과 비교해 다이긴조는 35%∼50%라고 하는 것처럼 몇 %까지 정미하는가에 따라 술의 종류가 바뀝니다. 이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심백이라고 하는 중심에 있는 맛 성분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정미 정도가 높을수록 바깥 쪽에 포함된 단백질이나 지방, 미네랄 등이 적어지고, 긴조 향이 진한 고급스러운 맛으로 완성됩니다.
술을 담그는 시기가 되면 거의 매일 창고에서는 쌀을 씻는 세미 작업이 이어집니다. 정미를 한 쌀을 수작업으로 정성스럽게 씻어, 쌀이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남은 겨 성분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세미가 끝난 후에는 양조용 물에 담가 적량의 수분을 쌀에 흡수시킵니다. 이 침지 시에 수분을 어느 정도 흡수시키는가는 만드는 술마다 다릅니다. 그 중에는 초단위로 침지 시간이 달라지는 까다로운 술도 있어 특히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침지한 쌀에서 여분의 수분을 제거한 후에는 증미에 들어갑니다. 시루 찌기와 기계 찌기가 있는데, 쌀을 찌면 쌀의 전분질이 알파화되어 누룩이 분해되기 쉬운 성분이 됩니다. 여기에서 탄력이 있는 증미로 완성되면 좋은 술이 된다고 합니다. 이 단계에서의 수분량이 특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쌀에 수분을 너무 많이 함유시키면 성분이 너무 녹아 나와 맛이 옅어지고, 반대로 너무 단단해도 쌀에서 맛을 끌어 낼 수가 없기 때문에 최고의 상태를 판단하는 눈이 중요합니다. 매년 쌀의 완성도를 판단하고 있는 도지(술을 만드는 기술자)만이 가능한 장인의 기술이 빛을 발하는 공정입니다. 또, 이 단계에서 누룩미와 양조용 쌀로 나뉘어집니다.
‘첫째 누룩, 둘째 술밑, 셋째 양조기술’. 이것은 술을 만드는데 있어 어렵다고 여겨지는 공정의 순서입니다. 첫째는 주조를 좌우하는 누룩, 그리고 술밑(효모라고도 합니다), 모로미(거르지 않은 술)의 관리라는 순서로 중요한 공정입니다. 당사에서도 누룩 만들기를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여 누룩제조실을 신설하고, 무통풍식으로 하여 깊은 맛이 있는 누룩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누룩 만들기는 3일간에 걸쳐서 합니다. 찐 쌀을 적정 온도까지 식히고, 누룩제조실로 가져온 후, 종국(누룩균의 포자=종자를 물에 담가서 발아 시킨 것)을 뿌려 31∼42.3℃의 고온에서 3일 동안 키웁니다. 이 공정을 ‘다네키리’라고도 합니다. 이 동안 효모를 배양하여 완성된 누룩과 찐쌀과 양조용 물을 섞고, 여기에 효모를 첨가해서 만드는 것이 술밑(주모)입니다. ‘밑’이라고 하는 말처럼 술의 ‘베이스’를 만드는 중요한 공정입니다. 누룩에 의해 만들어진 포도당을 효모의 힘으로 알코올로 변환해 갑니다. 또, 효모는 술 맛을 결정짓는 것이기도 합니다. 동일한 방법으로 양조를 해도 효모의 차이로 향과 맛이 바뀌기 때문에 어떤 효모를 사용하는가가 포인트입니다.
그런 다음 술밑, 누룩, 증미, 양조용 물을 발효 탱크에 투입하는데,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양조가 시작됩니다. 발효는 4일로 나누어 하는데, 첫날은 ‘조에시코미, 2일째는 쉬고, 3일째에 ‘나카시코미’, 그리고 4일째에 ‘도메시코미’의 3단 발효를 합니다. 효모는 살아 있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에 약하므로 서서히 발효 양을 늘려 갑니다. 이렇게 해서 담근 후부터 25∼30일 동안 저온 발효를 하면 일본술이 만들어집니다. 당화와 발효가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공정은 ‘병행복발효’라고 합니다. 발효 중에는 발효만 하는 ‘단발효’와 당화 조작을 거쳐 발효시키는 ‘2단계 발효’, 그리고 당화와 발효를 동일한 탱크에서 하는 ‘병행복발효’ 3종류가 있는데, 일본술은 병행복발효입니다.
‘간지코미(겨울철에 빚은 술)’라는 말도 있듯이 일본술의 양조는 주로 겨울철에 합니다. 기온이 높으면 발효가 너무 빨리 진행되어 깊은 맛을 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같은 날에 동시에 담근 술이라도 전혀 다른 것으로 완성될 수 있을 정도로 병행복발효는 어렵기 때문에 기술이 필요합니다. 기후 상태를 감지하여 잘 조절하는 것이 도지(술을 만드는 기술자)의 일입니다. 도지는 창고의 대표이며, 술을 만드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리더입니다. 주조에 책임을 질뿐만 아니라 직원을 통괄하고, 창고 내 주조 현장도 관리합니다. 전국 각지에 도지 집단과 유파가 있으며, 각각 미묘하게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당사의 도지는 풍미와 감미를 함께 끌어낸 주질을 특징으로 하는 노토류입니다. 이전에는 술을 담그는 계절이 되면 도지가 창고에 들어갔었으나 지금은 사원 도지를 두어 술을 담글 때뿐만 아니라 1년 내내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